발소리 신변잡기(身邊雜記)

 K씨가 군생활을 한 부대는 도심에 위치한 것 치고는 귀신 나올 것 같은 장소가 꽤 있었다.
 예를 들면 K씨 소속 중대가 근무하는 처부 뒤편에는 초소가 하나 있었는데, 꽤 오래 전에 총기난사 사건이 있은 뒤로 초소를 허물고 나서 제초작업 할 때 말고는 아무도 가지 않는 장소가 되었다.
 또, 목 매다는 사람 그림자를 봤다는 소문이 도는 낡은 창고가 둘 있었는데 하나는 옛 PX 창고로 쓰던 건물이고 하나는 생활관 뒤편에 있는, 관리도 전혀 하지 않아 무너져 가는 작은 창고였다. K씨는 2년간의 군 생활 동안 이 창고 문이 열리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K씨가 복무하던 수송대는 본부중대, 지원중대와 함께 탄약고 경계근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가는 길 중 하나에 무덤이 2기 있어서 꺼림직하게 여기는 병사들도 제법 있었다. 듣기로는 별 사연은 없는 지역 주민의 조상 묘인데, 부대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매입에 실패해서 그 무덤 주변만 사유지로 남아있는 것이었다. 명절 등에 와서 성묘를 한다고는 하는데, K씨는 역시 2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 했다. 간 큰 선임병 하나가 거기 짱박혀서 낮잠을 자다가 가위 눌렸다는 얘기도 있었다.
 탄약고 경계 근무 자체는 K씨가 자대 배치 받을 무렵에야 2인 1조로 탄약고 위쪽 초소에 서서 탄약고를 내려다 보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3인 1조로 보통 가장 선임병이 초소에 위치하고, 후임병 둘이 탄약고와 그 옆에 있는 부식창고 철조망 주변을 빙빙 도는 형태였다. 선임병이 "마음씨 좋은" 사람이면 적당히 철조망 순찰을 면제해 주거나 교대를 해 주었고, 좀 군기를 잡아야겠다거나 "악마" 스타일이라면 근무시간 내내 교대도 없이 철조망 주변을 빙빙 돌아야 했다.
 S 상병은 후자였고, 그날도 추운 겨울 밤에 후임 두 명을 "돌리고" 있었다.
 탄약고와 부식창고 철조망 주변은 풀이 자라고 낙엽이 쌓인 땅이라 후임 두 명의 발소리는 부스럭대는 부드러운 소리였다. 수면시간이 항상 부족한지라 S상병은 휴가 때 몰래 가지고 온 MP3 플레이어의 이어폰을 귀에 꽂은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음악소리 너머로 누군가 탄약고에서 초소로 이어지는 시멘트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가 들렸다. 계속 철조망을 돌라고 시켰는데 후임 찌끄레기가 겁도 없이 올라오나 싶어서 S상병은 눈을 슬쩍 뜨고 계단을 확인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후임병들은 자신이 시킨 대로 계속 철조망 주변을 돌고 있었다.
 낙엽과 풀을 밟는 소리만 부스럭대고 있었다.
 이상하게 여겨 후임병을 불러 계단으로 올라왔냐고 다그쳤지만 아니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씨발아 뒤질라고 내가 분명히 계단으로 올라오는 소리 들었는데."
 "진짜 저희 아닙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으스스한 일이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S 상병이 무서웠던 것인지 약간 겁먹은 표정의 후임병을 다시 돌려보내고 S 상병은 다시 이어폰을 귀에 꽂고 눈을 감았다. 그런데 또 시멘트 계단을 밟는 소리가 저벅저벅 들려왔다. 후임병들의 발소리와는 명백하게 달랐고, 분명 초소 쪽으로 천천히 올라오는 소리였다.
 하지만 역시 눈을 뜨고 확인하면 아무도 없다. 
 당직사관이나 사령이 몰래 순찰을 왔나 싶기도 했지만 주위를 면밀히 살펴 보아도 철조망을 도는 후임병 두 명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살짝 불안해진 S상병은 MP3 플레이어를 끄고 자세를 바로 해서 근무시간이 끝날때까지 눈을 뜨고 있기로 했다. 그러나 졸음기가 아직 가시질 않아서인지 오래지 않아 눈이 슬슬 감겨왔다. 졸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눈을 감고 마는 것이 생리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비몽사몽간에 또 시멘트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저벅, 저벅, 천천히 들리던 발소리가 점점 빨라진다. 마치 S상병을 향해 뛰어오고 있기라도 한 양 급하게 계단을 뛰어오르는 소리로 바뀌고 있었다.

 탁탁탁탁탁.

 바로 앞으로 누군가 달려드는 소리에 기겁해서 눈을 번쩍 뜨자마자 발소리는 뚝 그쳤고 S 상병 앞에는 하니 아무도 없었다.
 후임병들이 풀 밟는 소리만 버스럭 버스럭 울리고 있었다.
 K씨는 나중에 S 상병과 탄약고 근무를 나가서 이 이야기를 듣고서 탄약고 앞쪽 아파트 단지에서 행인이 아스팔트 위를 걷는 소리가 초소 앞 바위에 반사된 것일 거라고 얘기했지만 "아니라고 병신아." 소리만 들었다.

리플레이를 쓰자 아무거나 막번역

이 기사는 로그 호라이즌 TRPG 모험 창구에서 발간되는 셀데시아 가제트 제5호에 수록된 기사 リプレイを書こうよ!를 옮긴 것입니다. 저작권 상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용 중 이름 결정이나 글자 수 관련 내용, 녹음 프로그램 사이트 등은 일본어 환경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제1특집 「로그 호라이즌 TRPG 리플레이 제1시리즈 냥코 정(亭)의 대모험」은 어떠셨는지? LHZ의 리플레이 시리즈는 만만치 않은 개성이 있는(지나친?) 캐릭터들이 GM과 함께 느긋하게 『로그 호라이즌』의 세상을 즐기는 모습이 드러나는 물건이 되었다. 작가들이 그 실력을 뽐낸 리플레이는 역시나 호화찬란하다.
 하지만 리플레이 자체는 누구든지 만들 수 있다.
 세션 내용의 기록이라 할 수 있는 리플레이는 플레이를 잘한다거나 못한다거나 하는 기준에 의존하지 않는 매력이 있는 것도 분명한 일이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세션을 리플레이로 만들면 즐거웠던 기억이 형태가 있는 기록으로 남는다. 옆 사람의 롤플레잉이나 번뜩이는 재치, 긴박감 있는 전투에다 주사위를 던지며 마른침을 삼키는 일순간 등, 눈부신 일들이 잔뜩 형태를 갖추어 나타난다.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그런 식으로 확장되는 것은 멋진 발전일 것이다.
 이번 기사는 여러분에게도 플레이의 확장적 측면으로서 리플레이 작성을 권함과 동시에, 이에 필요한 노하우도 전달하고자 하는 특집이다.

리플레이가 뭐지?
 특집 서두부터 턱 하니 리플레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 애초에 이 「리플레이」란 무엇일까? 아주 간결하게 정리하자면 리플레이(Re-play)란 TRPG를 플레이한 기록을 문장으로 만든 것을 가리킨다.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체재를 갖추어서 상업발매 되어 있는 시리즈도 존재한다. TRPG의 세션 풍경에 손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팬도 많다. 최근에는 문장화한 것 이외에도 동영상으로 게임의 풍경을 재현한 리플레이 동영상이라는 문화도 존재하고 있지만 이번 특집에서는 문장으로 쓰인 리플레이에 대해서만 「리플레이」라는 말로 부르고 그 작성법을 소개하기로 한다.
 리플레이는 세션을 플레이한 즐거움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기 위한 유력한 매체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리플레이를 읽고 「우리들도 이런 식으로 즐겁게 세션을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해준다면, 쓴 사람으로서는 그 이상 기쁜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읽어서 재미있는 리플레이란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까? 다음 항부터는 리플레이를 만드는 방법을 순서에 따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이것을 읽으면 당신도 분명 재미있는 리플레이를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리 긴장 말고 어깨에 힘을 빼고서 읽어주시기 바란다.

우선은 플레이부터

 일단은 플레이를 하자. 당연하지만 플레이를 먼저 하지 않으면 리플레이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평소처럼 세션을 즐기는 것을 제일 목표로 삼아 플레이를 하자. 일단 즐거운 세션 체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미있는 플레이는 재미있는 리플레이로 이어진다. 현장을 우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리플레이를 완성하고 싶은 경우, 그리고 발표하고 싶은 경우에는 플레이에 임해서 참가자 전원에게 (가능하면 사전에)그 뜻을 전하고 허락을 얻을 필요가 있겠다. 매너상의 문제로서, 참가자 전원의 허가를 얻지 못하면 리플레이화는 부적절하다.
실제 플레이에 들어가서는, 리플레이를 쓰려는 목적에 주의를 빼앗겨서 플레이와 주변 사람들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분위기가 즐거우면 그것이 신기하게도 문장으로도 전해지는데, 마찬가지로 즐겁지 않은 분위기도 전해지고 만다. 그러므로 우선은 즐겁게 플레이하는 것이 제일이다.
 그런 후에 플레이 도중에도 약간의 궁리를 해 두면 나중에 문장으로 편집하는 작업이 편해진다. 얘를 들어 캐릭터의 이름은 PC도 포함해서 보기 편한 것이 바람직하다. 가타카나로 5자 이하에, 첫소리는 겹치지 않게 해 두자(예를 들자면, 등장하는 PC가 아니스, 아벨, 아나벨, 아단 같은 이름이면 문장으로 만들었을 때 독자가 오독하기 쉽다). 물론 긴 이름이 부적절한 이름라는 말은 아니다. 그럴 때는 약칭이나 애칭을 붙여 주면 좋겠다. 알기 쉬운 애칭은 리플레이화뿐만 아니라 실제 세션 때에도 진행에 도움이 된다.
 또 세션의 형태에 따라서도 여러 가지 궁리가 가능하다. 종래의 세션은 서로 대면해서 TRPG를 하는 것(이른바 오프라인 세션)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네트워크 보급에 따라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서 플레이하는 온라인 세션도 급속하게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세션과 오프라인 세션에서는 궁리할 포인트도 달라지니, 개별적으로 살펴보자.

오프라인의 궁리
 오프라인의 장점은 눈앞에 상대가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정보 공유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말뿐만이 아니라 표정이나 몸짓 손짓을 교환하며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한편 단점은 참가자가 같은 장소에 모일 필요가 있다는 점일까. 장소 확보나 이동(거리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이 제약으로 작용하는 일도 많다.
 오프라인 세션의 내용을 리플레이 하려면 기록도구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필요한 것은 녹음기이다. 옛날에는 녹음 기능이 있는 라디오 카세트부터 고급 기재로서는 멀티 트랙 레코더에 전용 마이크 세트 등, 여러 가지 특징과 가격대의 기재들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회의 녹음 등에 사용하는 IC레코더를 추천한다. 최근에는 소형에 대용량인 제품이 판매되고 있고 세션을 녹취하는 데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 기사의 독자들은 PC환경을 갖추고 있으므로 IC레코더에서 음성 파일을 옮겨 PC에서 재생할 수 있는 것도 강력한 지원이다.
 실제로 녹취를 할 때에는 약간 궁리를 하면 나중에 문장을 쓰기 시작할 때 편해진다. 가장 먼저 장면이 끝날 때마다 녹음을 한 번 정지시켜서 녹음 파일이 장면마다 분할되도록 조치하자. 이렇게 하는 것으로 나중에 특정 장면을 찾아서 재생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세션 중에는 평소였다면 일부러 소리 내서 말하지 않았을 부분도 의식적으로 발언해서 기록에 남기는 것을 유념하는 것이 좋겠다. 주사위를 굴린 결과를 소리내어 읽는다거나 대미지를 받고 나서 남은 HP 등의 수치 관련, 그리고 감정 표현 등이다. 오프라인 세션에서는 서로 대면하고 있기 때문에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 동작이나 시선만으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일도 많은데, 그 경우 음성 기록에는 남지 않게 된다. 목소리를 내 말로 함으로써 의사소통이 보다 원활해지는 효과도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저가로 고해상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도구도 늘고 있다. 인카운터 시트를 이용한 미션이나 전투 등은 캐릭터 배치 따위를 촬영해 두는 것도 리플레이 작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온라인의 궁리
 온라인 세션의 장점은 거리에 따른 제약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이겠다. 아무리 먼 거주지에 있는 사람이라도 네트워크만 있다면 같은 세션에 참가할 수 있다. 더해서 플레이 장소 문제도 각자 PC환경을 갖춘 장소가 있다면 손쉽게 해결된다.
리플레이에 관해서 말하자면, 툴을 경유해서 세션의 경과를 남기는 것이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편으로 눈 앞에 상대가 없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같은 세션에 참가하고 있는 상대와 주고받는 메시지가 텍스트든 음성회화든 말 이외의 요소가 전달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시선이나 몸짓, 손짓이라는 행동을 통해 전달할 수 없게 되는 영향은 무척 크다. 「왠지 머뭇거리는 기색」이라는 것은 대면하고 있는 사람끼리라면 롤플레잉을 통해 서로 인식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온라인의 플레이에서는 단순한 침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온라인 세션에서는 의식적으로 많이 발언하는 것을 명심해 두면 좋겠다.
 텍스트를 통해 온라인 세션을 진행하는 경우는 몇 가지 자잘한 부분에 신경을 쓰면 나중에 원고화 할 때 노력을 절감할 수 있다.
 먼저 어떤 발언이든 발언할 때는 이름을 명기해 달라고 하자. 그렇게 하면 나중에 누가 말한 것인지, 그것이 캐릭터로서 한 대사인지 아닌지 알 수 없게 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다음으로 대사는 「」로 묶어 달라고 할 것. 이는 대사와 대사 아닌 정보가 뒤섞이면 일행이 읽기 까다롭고, 전부 편집하려면 작업량이 막대해지기 때문이다.
 또 채팅용으로 사용할 채널을 여럿 마련해서 세션 본체와 별도의 잡담으로 나누어 쓰게 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세션의 진행에 관계 없는 대화를 사전에 갈라서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한다.
 세션을 진행해 가다 보면 차례차례 장면이 바뀌게 되는데, 그 때는 알기 쉬운 표시를 남겨두도록 하자. 까다롭게 할 필요 없이, 장면을 개시할 때 「◆장면 1 개시」등을 집어넣어 두기만 해도 나중에 다루기가 훨씬 편해진다.

기록과 필기
 리플레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록된 플레이 상황을 문자 원고로 써낼 필요가 있다. 제법 많은 작업량이 될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세션은 리플레이화가 쉽지만). 녹음에서 문장을 만들 때의 여러 요소들은 「테이프 녹취의 요령」란에서 다루고, 여기서는 원고에 초첨을 두어 해설한다.
 문자 원고를 만들 때에는 먼저 서식을 정해두는 편이 매끄럽고 보기 좋은 원고를 만들 수 있다. "발언자 「내용」"같은 형식이 일반적이다. 그밖에도 문자에 관해서도 가이드라인을 정해 두는 것이 좋겠다. 특히 발언 뒤의 (웃음) 이나 지문 등의 서식은 리플레이 전체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준다. 또 판정(주사위)의 결과를 어디까지 리플레이에 실을 것인지 등도 최초에 정해 두자.
그 외의 일반적인 문장 작법은 작문이나 소설 작법에 따르면 그리 문제는 안 된다.

읽기 쉽게 만들자

 얼추 문자 형태로 옮겼다면 일단은 「리플레이」의 문장이 손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완성품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대화를 단순히 문장으로 써서 옮기기만 한 것은 심히 읽기가 어렵다. 사람은 어지간히 훈련되어 있지 않은 이상 정리된 문장처럼은 대화할 수가 없다. 일반적인 세션을 단순히 문자로 옮겼을 때 쉽사리 의미가 전달되는 대화란 거의 없다고 보아도 좋겠다. 타인이 읽게 하려면 문장을 가다듬는다든지 하는, 읽기 쉽게 만들 궁리가 없어서는 안 된다.

길이를 결정하자
 우선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어느 정도의 길이(문장량)로 할까?」라는 점이다. 길이는 무척이나 중요해서, 전체의 균형을 맞출 기초가 된다. 그다지 인식에 걸리지 않는 요소이지만, 이 인식이 있어야 비로소 퀄리티를 높일 수가 있을 것이다.
 「작품의 길이」는 글자 수로 생각하는 것이 쉽다. 일반적인 문고판 라이트노벨이라면 글자 수는 10만~20만 자 정도다. 로그호라 서적판은 30만 자 전후이다.
 오프라인에서 하루(약 5~6시간, 시나리오 한 편) 플레이한 기록을 리플레이로 만든다면 어림잡아 5만~8만 자 정도 볼륨으로 리플레이화 하기를 권한다. 물론 이 길이는 조절 가능하다. 하지만 그러려면 경험이 필요하게 된다. 너무 길면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힘들고, 반대로 너무 짧으면 귀중한 세션의 즐거움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써 보고 늘리거나 줄이거나 할 수도 있으므로 처음은 이 볼륨을 기준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테이프 녹취의 요령
 테이프 녹취는 세션을 플레이하는 모습이 녹음된 음성을 들으면서 문자로 옮기는 작업이다. 사람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알아듣기 어렵고, 익숙한 사람이라도 녹음시간의 5~6배, 처음이라면 10배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장시간을 요하는 작업인데, 약간의 도구와 요령이 있다면 꽤나 편해진다. 그것들을 몇 개 정도 소개하겠다.
 우선은 컴퓨터다. 녹음은 IC레코더 등의 디지털 디바이스로 하고 문자 원고는 텍스트 파일로 작성하는 것이 현재의 주류라, 작업에 컴퓨터가 필요하다. 성능은 인터넷이 가능한 정도라면 충분하다.
 다음은 재생 프로그램이다. 테이프 녹취는 몇번이고 같은 부분을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n초 뒤로」 되감아 재생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또 사람의 대화는 생각보다 빠르다. 그래서 재생속도를 조정하는 기능도 있으면 편리하다. 여러가지 테이프 녹취용 프로그램이 있는데, 프리웨어로서는 Mojo씨가 제작한 「Okosiyasu2」(사이트: http://www12.plala.or.jp/mojo/ )가 필요한 기능이 갖추어져 있으므로 추천한다.
 또, 있으면 편리한 것으로 풋스위치(풋페달)이라는 물건이 있다. 발로 조작하는 버튼 같은 것이다. 문자를 입력하는 손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발놀림 한 번으로 되감아서 재생할 수 있으므로 아주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 컴퓨터 전문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찾아보면 나올 것이다.
 입력 프로그램은 자기에게 익숙한 텍스트 에디터를 쓰면 된다. 수정 작업을 위해 정규표현식 검색, 찾아 바꾸기 기능이 있으면 편리하다. 이다음 순서로 편집 작업이 들어가기 때문에 페이지 내 배치 등은 개의치 않아도 된다.
 그러면 도구가 갖추어졌으니 작업의 요령으로 들어가자. 우선은 음성파일을 몇 개로 쪼개서 작업할 것. 처음에 언급한대로 테이프 녹취는 시간이 걸린다. 오늘은 이 파일만 하자는 정도가 되도록 잘게 나누어두면 좋다. 또 여러 명이 분담해서 하는 것도 추천한다.
 다음 요령은 사전 등록이다. TRPG는 특히 전문용어가 많다. 그래서 미리 주요 어구를 등록해 두면 오자가 줄고 변환이 편해진다. 일단은 세션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름이나 몬스터 이름만이라도 등록해 두면 좋겠다. (옮긴이: 이 부분은 자동완성 기능이 있는 일본어 IME의 특성에 따른 것입니다. 평범한 한국어 IME는 해당 사항이 없으리라 봅니다.)
 마지막 요령은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다. 테이프 녹취를 한 문장은 읽고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수정을 하게 된다. 정확히 옮겼다고 해도 그대로 쓰지는 않는다. 일단 문자로 옮기고 나서 그 다음에 편집·수정하는 시간을 갖도록 유념하자.
 테이프 녹취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성실함이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즐거웠던 세션이 녹음된 소리를 들으면 무심코 웃음을 짓게 되는 경우도 많고, 그것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고되기만 한 작업은 아니다. 험한 길을 오른 뒤 산정에서 보는 경치가 각별하기 마련이다. 소개한 도구나 요령이 거기에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어디?
 세션을 리플레이로 만들어 읽히려 할 때 「보여주고 싶은 부분」에 관해서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다. 제아무리 숙련자가 플레이하는 세션이라도, 그 전부가 최고로 재미있을 리는 없다. 그러므로 시시하거나 지루한 부분은 날려버리고 재미있는 부분에 지면을 할애하도록 하자.
 다행히도 LHZ의 세션은 장면 단위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그것을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우선은 장면마다 타이틀을 적고 거기에서 일어난 일도 함께 적어보자.
 장면마다 이런 플레이를 하고 저런 전투가 있었지 따위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독자에게 보이고 싶은 포인트를 한두 군데 잡자. 너무 많으면 초점이 흐려지므로 한두 군데로 좁히는 것이 더 낫다.

볼륨을 나누자
 전체의 길이와 볼만한 대목을 정했다면 장면마다 할당할 글자 수를 어림잡아 볼 수 있다. 전체 길이를 예를 들어 6만 자로 계획했다고 하자. 그리고 세션은 전부 아홉 장면이 있다고 하자. 더해서 가장 처음에 등장하는 PC 소개에도 페이지를 주고 싶으므로 실제적으로는 열 장면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 모든 장면에 페이지 수를 균등하게 배분한다면 한 장면에 해당하는 글자 수는 6000자다. 이 글자 수는 대체로 원고지 20매 분량(옮긴이: 400자 원고지 기준)인데, 생각보다 짧다는 것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다(학생 시절과 마찬가지로 쓰고 싶은 것이 없는 작문은 좀처럼 글자 수가 채워지지 않고, 쓰고 싶은 것이 잔뜩 있는 작문은 원고지가 모자란 법이다).
 여러분이 볼만한 대목을 「클라이맥스」와 「오프닝」이라고 생각했다고 치자면, 역시 그 장면에는 글자 수를 충분히 할당하고 싶다. 재미난 플레이가 오간다면 그것을 어필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두 개 장면을 가령 「글자 수를 다른 장면의 세 배 써서 적자!」라고 정했다고 하자. 대 출혈 서비스다! 그러면 열 장면 + 늘린 볼륨(2 + 2)로 전체를 14로 나눈 글자 수가 짧은 장면의 글자 수가 된다. 이 경우 4200자다. 한편 볼만한 대목인 「클라이맥스」와 「오프닝」은 넉넉하게 1만 2천 자가 된다.
 이러한 볼륨 할당은 어디까지나 계획 단계의 일이다.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리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몇 번이고 예정 변경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이런 계획을 일단 짜 놓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어느 대화를 지울 것인가? 살릴 것인가?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어질까? 그런 판단을 할 때에 "왠지 모르게 떠오른 생각"으로 하는 것과, 뭔가 단서가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단서가 생겼다면 각각의 장면마다 현재 글자 수를 세어서(글자 수를 세는 기능이 있는 에디터도 많다. 상세한 것은 사용중인 에디터를 확인해 보자) 어느 장면이 얼마나 초과했는지 적어서 파악해 두자. 그 다음은 장면마다 정리해서 마무리하는 일이 남는다.

지루한 부분은 대담하게 생략하자
 교착 상태 전투나 아이디어가 안 나오는 회의 등 세션 중에는 문장으로 만들어도 지루한 부분이 아무리 해도 생겨나고 만다. 건네받은 자료를 읽는다든가, 살 물건을 고른다든가, 플레이하고 있는 사람은 재미있어도 문장으로서는 별로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전투 장면에서 상황이 교착되어버렸을 때나 대세가 정해진 뒤의 처리 등도 마찬가지다. 또 플레이와 관계없는 잡담(점심 먹은 감상이라든지 요새 하는 소셜 게임에서 마음에 든 칼이라든지!)은 현장에서는 물론 즐겁지만 리플레이로서는 아무래도 잡음 같은 모양새가 된다. 그런 부분은 대담하게 생략하자. 그렇게 하면 분위기가 고조되는 장면에 글자 수를 할당할 수가 있다.

묘사나 상황을 추가하자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대화(단문)를 주고받는 것으로 진행된다. 말에 장단을 맞추거나 질문에 대답하거나 하므로 복잡한 묘사나 상황설명이 조각조각 나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부분은 하나로 합쳐 정리해서 알기 쉬운 문장으로 고쳐 써야 하겠다.
 또 여기에 더해서 세션이 돌아가는 모습이나 마스터(또는 참가자)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을 문장으로 추가하는 것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투 배치도나 표를 추가하는 것도 플레이의 정황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데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추가사항은 많든 적든 어떤 리플레이에서도 존재한다. 묘사나 설명을 위해 문장을 추가한 경우 대화에서 추가부분과 중복되는 내용을 지워서 분량의 균형을 맞추면 좋다.

플레이 중의 대화를 바꾸어 쓰자
 일상회화라는 것은 문장 이외의 여러 가지 정보, 몸짓이나 손가락질, 표정이나 그 자리에서의 맥락을 포함해서 이루어진다. 그 때문에 문자 정보로 옮겨 쓴 경우 그 뉘앙스가 전달이 어렵게 되거나 의미 불명이 되는 경우도 많다.

요술사 「퍼엉! 하죠.」
마스터 「어디를?」
요술사 「저기려나...빨간 말 녀석은...아니지, 노란색으로 해요.」


 이런 식의 대화는 플레이 중에 자주 나타나는 것이지만 이를 그대로 문장화해도 독자 입장에서는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을 것이다. 독자의 눈앞에는 인카운터 시트도 말도 없기 때문이다.
 이 회화는――요술사 「고블린 B에게 《프로스트 스피어》를 쏴요」――라고 바꾸어 써야 하겠다. 마찬가지로 대사도 순서를 바꾸거나 하나로 뭉쳐버리거나 하는 수법도 정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다.
리플레이를 쓰고 있는 여러분이 이 요술사의 플레이어가 아닌 이상 타인의 발언을 바꾸어 쓰는 데는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류의 조정을 하지 않는 한 리플레이의 작품으로서의 퀄리티는 높아지지 않는다.
 또 리플레이에 협력하고 있는 다른 참가자 또한 「리얼하게 오고가는 대화」같은 것은 문장으로서 보면 지리멸렬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하겠다. 물론 이러한 변경사항들은 미리 편집을 한다는 허가를 받아두거나 완성한 단계에서 참가자에게 보여주고 확인을 받도록 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어디에 발표하지?
 리플레이를 완성했다면 드디어 발표를 하자. 현재는 인프라가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대상에게 이러한 기록물을 발표하는 것이 무척 간편하게 되었다. 웹에서의 발표는 문턱도 낮아 자신의 블로그나 드롭박스, 에버노트를 통해 발표할 수 있다.
 『LHZ』는 소설가가 되자!에서 발표하는 것도 환영한다(로그호라에 관계된 글 형식의 2차창작은 어떤 것을 발표해도 OK다).
 발표했다면 트위터에서 #LHTRPG 해시태그를 사용해 보고해도 좋고, 『셀데시아·가제트』에 투고하는 것도 대환영. 개발팀은 보고를 기다리고 있다.
 웹 말고도 동인지라는 발표형태도 있다. 물론 『LHZ』는 그 방면의 발표도 허가하고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동인지를 만드는 것은 웹에서 발표하는 것보다 조금 더 어렵다. 책의 형식에 관한 노하우가 필요할 뿐더러 인쇄비용이 드는 점도 있다. 동인지의 제작에 관해서는 상세한 사항이 적힌 사이트가 잔뜩 있으므로 찾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어떤 형태를 고르더라도 여러분이 만든 리플레이가 누군가에게 전해진다면 이 전개 시도는 대성공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리플레이에서 시작하는 순환
 리플레이는 자신 이외의 누군가의 플레이 기록일 뿐 아니라 하나의 읽을거리이기도 하고, 아직 보지 못한 동료들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리플레이를 읽은 독자는 TRPG가 하고 싶어 설렐지도 모르는데,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의 리플레이는 최고의 작품이었다는 말이다.
 여러분이 예전에 읽고서 설렜던 리플레이가 있다면 여러분은 리플레이에서 시작하는 TRPG의 순환 속에 뛰어든 한 사람이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만든 리플레이를 읽은 것으로 누군가가 우리들의 새로운 동료가 되어준다면 그것은 아주아주 멋진 일이다. 멋진 리플레이 작품이 늘어나는 것은 『LHZ』월드의 확대에 커다란 힘을 보태는 일이다.

리플레이를 쓰자!
 어떠셨는지? 혹시 여러분이 리플레이 제작을 하고 있거나 앞으로 제작을 할 거라면 여태까지의 기사에 서술된 여러 가지 기법이나 궁리가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다. 혹시 이 기사를 읽고서 여러분이 「리플레이에 도전해보자」라고 생각했다면 더 할 나위 없는 행복이다. 부디 새로이 전개되는 세계에 도전해주시길.

빈집털이 몽상기록(夢想記錄)

 사람들이 대부분 어딘가로 떠나버린 황량한 주택 단지에서 나는 빈 집을 뒤져 물자를 보충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번에 들어간 집은 물건이 엄청나게 많아서 속으로 대박을 외치며 물건을 챙기는데, 틀어져 있는 TV에서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고 여기저기 어질러진 방 안은 명백하게 생활감이 있어서 사실 "빈 집"은 아니었으리라.

 돌연 초인종이 울려서 주인이 돌아온 줄 알고 잔뜩 긴장한 내 앞에 나타난 것은 쬐끄만 꼬맹이로, 이 집은 일종의 "가게"인 모양이었는지 꼬맹이는 나에게 집 안에 있던 사탕인지 껌인지의 가격을 묻더니 돌아간다.

 물건도 챙겼고 어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무심코 뉴스가 나오고 있던 TV를 끄는데, 분명 TV는 꺼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서 계속 뉴스 소리가 들려온다. 당황한 나는 소리의 출처를 찾아보지만 발견되지 않고 소리는 계속 들려온다.

그리고 꿈에서 깨니 아버지가 TV로 뉴스를 보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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