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RPG 잡담 블로그



제로 다크 서티 매체감상(媒體感想)


 만약 빈 라덴이 아직 살아있고, 그래서 원래 각본대로 빈라덴을 잡지 못하고 끝나는 결말이었다면 이 영화는 아마도 좀더 극적이고 비판적인 영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을 것 같다.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던 이라크에 들어가서 결국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한 이라크 전쟁처럼 빈 라덴을 잡기 위해 온간 비인간적인 행위를 다 했는데 결국 빈 라덴은 못 잡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그런 영화. 실제로 영화 내에서도 이라크에 빗댄 발언이 많이 나오는 편이고.

 하지만 빈 라덴은 죽었고, 각본은 수정되었고, 그래서 나온 영화는 여전히 따갑고 건조한 시선은 유지하고 있지만, 빈 라덴이 죽었다는 그 결말 때문에 어떤 사람들에게는(애국보수 미국시민?) 영화가 빈 라덴을 잡기 위한 CIA요원의 집념의 추적과 그 성공에 관한 영화로 보일 수도 있겠다 싶다. 사건에 대해서 어느 한 단면만을 보여주지 않고 다른 점도 슬쩍 슬쩍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세련된 수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프로파간다 면에서든 영화 면에서든. 전작 허트 로커에서 보여주는 것과도 많이 닮았다. 닮았다기보다 그냥 똑같다고 느껴진다.

 전체적인 감상은 대충 그렇고, 스토리랑 상관없이 (썩 많지는 않지만)리얼한 폭발 및 총격신과 각종 특수장비("이 헬기는 존재하지 않는거네")가 등장하는 것이 총싸움 빵야빵야 하는 우리 남자 어린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데, 전작부터 봤을 때 감독이 아무래도 이런 부분에 집착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보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무미건조해서 한국에서 관객 많이 들 스타일은 아닌 듯. 애초에 상영관도 적고 금방 내려갈 것 같으니 보실 분은 내리기 전에 빨리 보시길.